164 X 130
회화
1988
<무제>(1988)는 신성희가 1983년 이후 전개한 ‘콜라주 회화’ 중 하나로, 색칠한 판지와 캔버스를 조각내고 콜라주하여 재구성한 작품이다. 이러한 작업으로, 작가는 회화의 평면성에 대한 신화를 해체하고 덧붙인 오브제로서 회화의 실체를 제시했다. 캔버스를 덧붙이는 정도에 따라 두께가 달라져 울퉁불퉁한 화면은 작품의 가장자리에서 특히 가시화 되는데, 신성희는 이를 통해 천편일률적인 회화의 사각 프레임에 불규칙한 변주를 만들어냈다. 그러나 이와 같은 비회화적 일탈에도 불구하고 <무제>는 화면 전체를 뒤덮는 화려한 색상의 물감자국으로 전형적인 추상회화처럼 보인다. 신성희는 이처럼 회화이면서 회화의 틀을 벗어나는 작업으로 ‘새로운 회화’의 가능성을 실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