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88
회화
1990
<계류>(1990)는 어디서든 만날 수 있는 개울가를 극사실 화법으로 재현한 팝리얼리즘 작품이다. 김경렬이 작품 활동을 시작한 80년대 초반은 미술계의 주류였던 비형상 추상회화에 도전하는 극사실회화가 청년작가들 사이에서 넓게 퍼져나가고 있었다. 이들은 사소하고 의미없는 일상의 대상을 클로즈업하여 극사실로 치밀하게 재현했다. 극사실주의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클로즈업 구도와 극사실적인 묘사 방식을 따르고 있으나, 김경렬은 사물 자체가 아니라 상황 포착에 주목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지닌다. 주로 풍경을 다루면서 밝고 화사한 색조를 사용하는 작가의 이 같은 ‘물밑 정경’은 현대적 감각을 지닌 개성적 작업으로 평가받았다. 이후에도 그는 인물, 정물, 자연풍경 등의 다양한 소재를 사실주의 조형개념이라는 일관된 태도로 작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