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3×153
사진
1999
<99422 황학동>(1999)은 도시개발이 진행되는 과정 중인 서울 황학동의 야경을 찍은 풍경 사진으로, 화면의 중앙을 밝히고 있는 주황빛 가로등은 따뜻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듯 보이지만, 실상 그것이 비추고 있는 것은 도시개발의 그늘이다. 이미 철거가 이루어진 현장 대부분은 짙은 어둠 속에 잠겨 있고 그 옆으로는 누군가 아직도 살고 있다는 것을 암시라도 하듯이 불 켜진 낡은 아파트가 보인다. 오래된 아파트 뒤로 겹쳐지는 빌딩은 신기루처럼 보이면서 철거현장과 대비를 이룬다. 이처럼 ‘어둠-인공조명’, ‘철거현장-빌딩’ 등 이미지의 대비효과는 도시개발의 민낯을 드러내고자 했던 작가의 주제의식을 한층 더 뚜렷하게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