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9×193cm
회화
2004
<알바트로스>(2004)는 2004년 서울시립미술관이 기획한 《삶의 풍경-예술가의 초상》을 위해 그려진 작품이다. 이 전시는 황지우의 시 「살찐 소파에 대한 일기」를 공통분모로 하여 시에서 표현된 일상을 주제로 전시 참여 작가들의 자기고백을 담은 구상 작품들로 이루어졌다. 검은 눈물에서 비밀의 화원으로 전환하는 시기에 제작된 이 작품은 세상에서 가장 큰 새 알바트로스가 눈물을 흘리고 있는 한 인물의 손 위에 죽은 듯이 축 늘어져 있는 또 다른 작품과 한 쌍으로, 그 인물의 양 손을 확대하여 그린 것이다. 큐레이터 박파랑은 <알바트로스> 시리즈에 대해 지역미술계와 중앙미술계 양쪽으로부터 감내해야 했던 지방작가로서의 소위 아웃사이더적인 기질이 커다란 검은 회화 안으로 발산된 것이라 평했다. 한편 김동기는 <사유하는 손> 등의 2010년 이후 시리즈에서 손과 발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는데, <알바트로스>에서는 작가의 최근 작업 방향을 예고하듯 확대한 양 손이 캔버스를 가득 채운다. 이를 통해 \'얼굴처럼 치장할 수도 없지만 진실하고 순수한 표정을 날 것으로 드러내는\' 손의 표현력에 집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