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5×175×120cm
조각
1992
<현전>(1992)은 철이라는 재료에 내포된 시간성을 시각적으로 구현한 작업이다. 심문섭은 “나는 물성의 내면에서 숨쉬고 있는 기억들을 현전시킨다. 또 절제되며 침묵하며 스스로 발언케 하는 일에 많은 시간을 보낸다\'고 언급한 바 있다. ‘현전’은 작가의 개입으로 오랫동안 진행될 물질의 퇴색 과정을 앞당겨 놓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작가는 물질을 대상화하지 않고 그 자체의 고유한 존재 양식이 드러나도록 할 수 있었다. 이 같은 작업은 캔버스, 철판, 흙, 돌 등 다양한 재료에 문지르고, 긁고, 두드리거나 충격을 가하는 등 일련의 행위로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