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112cm
회화
1994
1990년 초?중반 서용선은 도심 속의 사람들, 거리의 사람들을 자주 화폭에 담았는데, 〈거리〉(1994) 역시 이러한 작품들 중 하나이다. 화면에는 세 명의 인물들이 고층 건물들을 배경으로 하여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있다. 붉은색과 노란색을 바탕으로 나타나는 그들의 표정은 무뚝뚝하고 무표정하게 보이면서도, 뭔가에 매혹당한 듯 오묘한 감정을 담고 있다. 이는 차가운 푸른색의 건물 배경과 강렬한 원색적 색채 대비를 이루며 한층 더 대상들의 감정을 쉬이 읽어 내거나 판단하기 힘들게 한다. 작품의 강렬한 색채 대비는 거리에 서있는 세 인물들의 상황에 대한 성급한 판단을 보류하게 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동시에 작품을 생생하게 살아 있게 하는 힘을 갖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