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ⅹ100
한국화
1996
<무제>(1996)은 배성환의 작품에서 사실적인 표현을 발전시킨 화조화 작업 중 하나이다. <화조연습(花鳥練習)> 시리즈에서 작가는 새나 꽃의 형태를 그릴 때 선의 굵기나 농담을 일정하게 하고 주변의 여백은 가볍고 화려하게 장식하였다. 이 작품에서도 하단부의 평면적인 두 점의 꽃그림은 세밀하고 사실적인 표현으로 그려진 것에 비하여, 그 주위를 둘러싼 사각형의 기하학적인 면들은 원근법에 의하여 꽃그림에 깊이감을 부여한다. 또한 상단부의 즉흥적인 먹과 흩뿌린 듯한 채색은 추상화의 기법을 적용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처럼 각 면들이 분할되어 각기 다른 기법으로 그려졌으나, 동양과 서양의 기법이 한 화폭에 어우러지면서 새로운 한국화의 표현성을 시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