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는 김봉태가 19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중반까지 작업해 온 <창문> 시리즈에 속한다. 색면과 색채의 유희성에 주목한 그는 창문의 이미지를 매개로 하여 변형된 캔버스와 알루미늄 부조로 원색의 색면 구성과 입체조형을 보여주었다. 이 작품은 순수한 회화적 요소인 붉은 계열의 커다란 색면이 화면을 구성하게 되는데 작가에 따르면 이 색면은 공간이자 빛이다. 창틀 역시 그림의 일부로서, 빛처럼 퍼져 나오는 크고 밝은 색면 위에 덧씌워져 입체적인 부조의 형태를 취한다. 또 다른 특징은 붓질이나 물감의 흔적이 사라지고 채도가 높은 색채가 돋보인다는 점이다. 이는 아크릴과 폴리에틸렌 페인트를 분사하는 방식으로 채색한 결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