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2×62cm
회화
1976
<문자추상>(1976)에는 회화와 함께 서예를 병행하며 기존 서체를 독자적으로 연구해왔던 이응노의 작업이 드러난다. 그는 문자의 기본자획을 변형시킨 형상을 화면 위에 배열하며 전체의 이미지를 구성해 나갔다. 작품에서 부분적인 형상들은 문자의 자획처럼 일정 범주 안에서 변형, 반복되며 일종의 단위체로 나타난다. 한자의 해자, 한글의 자음 모음, 인간, 동식물의 변형이나 혹은 원이나 사각형처럼 문자의 일부분인 동시에 기하학적 형상이기도 한 단순화된 단위체들이 화면에서 조합된다. 이러한 단위체를 통해 화면은 체계가 존재하는 기호적인 텍스트로 구성된다. 문자를 바탕으로 주관적으로 변형해 새로운 형상으로 창조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