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4×258cm
회화
1986-1988
<북한산>(1986-1988)에서는 전형적인 한국의 산이라 할 수 있는 서울의 북한산을 소재로 삼고 있다. 해질 무렵의 어스름한 하늘 아래에는 점차 어둡게 잠겨가는 산의 형체가 단순하게 표현되어 있다. 화면의 근경에는 이러한 산을 배경삼아 감나무가 그려져 있는데 여기에는 잘 익은 감이 가지에 정겹게 매달려 있다. 한국의 가을 풍경으로 자주 등장하는 감나무는 풍성함과 여유로움의 상징이기도 하다. 친숙한 가을 풍경은 감상자로 하여금 넉넉하고 포근한 정감을 느끼게 한다. 특히 잘 익은 감의 붉은 기운은 산의 어두움과 강렬한 대조를 이루며 자칫 무거워 질 수 있는 화면을 따듯하게 채운다. 시간과 공간의 회화적 성취를 통해 화면을 사색의 공간으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