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6*388cm
한국화
2004
<봄날은 가고>(2004)는 가로가 약 4미터에 이르는 장방형의 대형 회화이다. 붉은 색으로 채색한 화면 왼쪽에는 깡마른 한 여인이 바람을 맞으며 서 있다. 그녀는 두 손으로 입술과 뺨을 가리고 있으며, 강한 바람 탓인지 머리카락은 온통 곤두서 있다. 여인의 시선은 화면 바깥을 응시하고 있으며, 뒤로는 우산이 무심하게 바람에 날아가고 있다. 흔히 인생의 화려한 시기를 ‘봄날’이라 부른다. 좋았던 시절이 시간의 흐름에 따라 흘러가듯이, 인생의 봄날은 여백의 공간으로 사라져가는 우산처럼 지나가고 있다. 작품 앞에 선 관람자는 그림 속 여인이 느끼는 지나간 봄날에 대한 아련함을 화면 밖으로 눈 맞춤을 시도하는 여인의 시선을 통해 공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