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9)는 각양각색의 화병과 그 안에 담긴 여러 가지의 꽃들을 12개의 화면에 분할하여 배치하였다. 이전까지 비구상적 심사의 세계를 표현하는 데 있어서 단색조를 많이 사용하였지만, 이 작품에서는 옛 여인네들의 규방에서 만들어낸 자수의 섬세함과 색동옷, 복주머니를 연상시키는 듯한 화려한 색감이 돋보인다. 꿰매고 붙이고 만드는 방식, 반입체, 입체, 오브제를 이용한 작업 등 다양한 조형적 시도를 하였다. 평면회화의 논리에 충실한 정연한 화면 구성, 전통과 교감하는 독특한 소재, 밝고 따뜻한 색채 속에서 스며 나오는 단아함이 돋보이는 조형미를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