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44×33cm
조각
2000
〈작품 O〉(2000)는 문자 그대로 무(無)의 상태, 즉 모든 불필요한 것들이 정제된 최고의 순수한 상태를 의미한다. 제목이 내용의 본질을 가리는 것을 막기 위해 어떠한 관념의 개입도 허락되지 않는 ‘O’을 선택한 작가는 형식에 있어서도 더 이상 환원될 수 없는 가장 최소한의 형태를 구현하였다. 발아 직전의 씨앗을 연상시키는 브론즈 덩어리는 모든 생명체의 근원적 형태를 발견하기 위한 부단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팽창한 표면을 통해 내부에서부터 뿜어져 나오는 생명의 에너지를 감지할 수 있는데, 그것은 정지 혹은 완결의 상태가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과정을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