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48cm
사진
1977
<고향시리즈 083>(1977)은 김녕만의 초기 작품으로, 그의 고향인 전북 고창의 장터에서 만난 노끈 파는 노인을 촬영한 것이다. 과감한 클로즈업으로 노인을 화면 가득 채웠으며, 머리에 쓴 갓은 화면 위로 잘려나갔다. 노인은 풀어헤친 적삼에 갓을 썼지만, 버선이 아닌 양말에 신식 고무신을 신었다. 새끼줄이 아닌 신식 노끈을 사려는 사람이 없어 지루한 노인은 늘어지게 하품을 하고 있다. 이렇듯 김녕만의 사진은 화면 가득 피사체를 포착하는 구도를 통해 한 장의 사진으로 스토리텔링이 가능한 집약적인 장면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그의 사진에는 유머와 해학이 흐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