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210
한국화
2002
<순례자>(2002)는 닥종이 위에 먹, 호분, 치자의 혼합 물감으로 자유정신에 기초한 추상적 동양화의 세계를 풀어놓은 작품이다. 심재영 작품의 주된 특징인 덧칠하고, 지우고, 다시 긁어 비추이게 하는 무작위적 행위가 표현되어 있다. 작가는 이를 두고 ‘자유정신’이라고 말한다. 그는 종교적인 의미에서 우리민족이 하나의 순례의 길을 걷고 있다고 본다. 뚜렷한 형상이나 명확한 이미지를 찾을 수는 없으나, 인간과 인간 간의 연결된 관계를 그린 이 작품에서 작가는 사람들 간의 관계를 중요시하는 한편 그들 간의 사랑 역시 중요하다는 생각을 드러내고 있다. 이러한 군상은 고난으로 점철됐던 우리 현대사의 모습이며, 어려운 시절을 힘들게 헤쳐 나온 작가 개인의 삶이 남긴 흔적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