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상새의-서식지 / 김희자

 규격   89×70cm

 장르   드로잉&판화

 제작년도  
1992

 해설
<망상새의 서식지>(1992)는 초기 판화 작품 중 하나로 망상새는 끊임없이 정신을 어지럽히는 인간의 욕망을 상징한다. 반대로 나무는 세상의 이치, 자연의 진리로 여인이 기댄 나무 안으로 망상새들이 모여드는 모습에서 이 도상이 명상 중인 작가의 내면이라는 점을 알 수 있다. 주목해야 할 점은 화면의 중간에 뚫려 있는 창이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 도려내어진 화면에서 우리는 공(空)의 무한함을 발견하지만 한편으로 없는 것을 드러내기 위해 있는 것을 나열할 수밖에 없는 모순도 깨닫는다. 관객의 시점과 빛에 따라 달라지는 구멍 안의 그림자는 있는 것들의 흔적, 곧 허상이지만 김희자는 사실 이 허(虛)가 인생의 실체임을 드러내려고 한다. 이 구멍은 명상을 위한 구멍이며 무한한 관계성의 상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