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7×91.9cm
회화
2005
<전자정원>(2005)은 고장난 마우스로 식물의 형상을 만들어 꾸민 박세진의 ‘전자정원’ 시리즈 중 하나다. 작가는 떡을 찌거나 콩나물을 기르는 전통 시루를 화분처럼 놓고 그 안에서 뻗어 나온 식물처럼 마우스들을 배치해 오브제 설치작업을 제작한 뒤에 그 사진을 바탕색이 칠해진 캔버스 위에 다시 프린트했다. 회화와 사진, 평면과 입체, 아날로그와 디지털이 혼재된 박세진의 작업방식은 현실과 가상세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동시대 디지털문화의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본래 컴퓨터의 부속품인 마우스를 예술의 재료로 재활용하는 것 역시 인간과 인공물의 조화를 꾀하려는 시도다. 화면 속에서 완전히 시들어버린 식물처럼 연출된 마우스는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산업폐기물과 그로 인한 환경오염 문제를 환기시키며 기술발전의 환상 속에 부재하는 환경의식을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