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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미디어
2010
초기에 ‘명화 속 이미지의 재구성’에만 집중하던 이이남은 점차 화면 외적인 영역으로 시야를 넓혀 새로운 존재들을 등장시키며 내러티브를 확장해간다. 〈고흐 자화상과 개미 이야기〉(2010)는 미술관 벽에 걸린 고흐의 자화상을 개미들이 떼어다가 다른 공간으로 옮기는 내용으로, 작품 밑에 앉아있던 관람객들은 이 해프닝을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있다. 액자에서 감쪽같이 사라져 알 수 없는 공간으로 옮겨진 고흐의 작품은 마치 이이남의 영상 속에 등장하는 명화들처럼 원작으로서의 아우라를 벗고 완전히 새로운 맥락에 놓인 채 현대미술의 이슈 중 하나인 원본과 복제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