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89
한국화
1991
<성북동>(1997)은 안개 자욱한 성북동 산자락을 정하경 특유의 잘게 부서진 묵선과 준법으로 표현한 실경산수화이다. 작가는 사생을 통해서 실제 경치를 포착하고, 자욱한 수림을 휘감고 있는 안개와 계곡의 물줄기를 세밀한 수묵기법으로 묘사했다. 분방한 기세의 운필이나 과감한 발묵은 최대한 자제하고, 가늘고 섬세한 필선들로 현실의 풍경을 사실적으로 묘사한 담묵의 화면은 시정 넘치는 정취를 전달하고 있다. 이로써 작가는 실경을 전제로 하되, 자연의 내재적 원리를 섬세한 운필로 표현하는 기법을 통해 이상화된 관념산수화의 방식을 현실적인 관점에서 풀어내는데 성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