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55×55cm
설치
2004
〈마음(Mind)〉(2004)은 원통에 이중구조로 되어 있는 스테인리스스틸 오브제로, 검은색 안료를 탄 물이 바깥쪽에는 고요하게 담겨있는 반면 중심부에서는 교반장치를 통해 가운데로 빨려 들어가고 있다. 중심부의 소용돌이치는 물은 마음속에서 일어나는 동요를 뜻하는 것이다. 작가는 뉴욕 시절 언어와 문화적 장벽으로 인해 외부와 소통의 단절을 겪으면서 그 여파로 내적 정체성이 무너지는 경험을 했었다고 하는데, 당시의 경험을 바탕으로 이와 같이 자아 정체성과 외부와의 관계에 대한 사유를 담은 작품을 제작한 것이다. 작가의 말에 비추어 이 작품은 두 가지 의미로 해석해 볼 수 있다. 하나는 속으로는 쉴 새 없이 동요하면서도 겉으로는 편안해보이려 애쓰는 이중적인 자아의 모습이며, 다른 하나는 나의 심리적 고통이나 내적 침잠과는 관계없이 평온해보이기만 하는 주변 환경에 대한 은유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김승영의 작품은 작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하지만 근본적으로 인간에 대한 성찰을 담고 있기에 보편적인 공감대를 이끌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