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7×15×47cm(×4개)
조각
2010
〈직각의 디스코〉(2010)에는 고대 그리스의 인체 조각상이 부분적으로 재현된 검은색의 조각들이 높은 좌대 위에 놓여 있다. 고전적인 인물상의 특징인 섬세한 피부의 질감과 근육의 부분적인 표현은 확인할 수 있으나, 그 안에 담긴 신화, 종교와 같은 맥락이나 역동적인 운동감에서 비롯되는 시간성은 모두 제거되었다. 그렇게 단절된 신체의 한 부위로서의 조각상은 물리적인 형상의 외적인 요소들은 모두 배제되고 물성 그대로를 드러내는 감각적인 형태만이 남게 된다. 이 작품은 역사적인 배경이나 시간의 개념, 도덕적인 가치와 같은 사회적으로 고정된 체계로부터의 탈피를 시도하는 김인배의 작품세계의 연장선상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