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8초
뉴미디어
2006
<그들의 쉐라톤>(2006)은 관음증적인 시선을 통해 대상의 타자화를 시도한다. 롱테이크 기법으로 제작된 이 작품은 대만의 쉐라톤 호텔 반대편에서 객실에 머물고 있는 사람들을 몰래 촬영했다. 영상에서는 열 여섯 개의 프레임을 합성하여 일정기간 동안 같은 장소에서 머무는 사람들의 다양한 순간들을 한 화면에 동시에 보여준다. 카메라는 사건을 기다리는 관음증적인 시선으로 16개의 창에 투영된 투숙객들의 사적인 순간들을 담아내고 있다. 하지만 화면 안에서는 아무런 사건도 일어나지 않은 채 고립되고 단절된 사람들의 모습을 무미건조하게 보여준다. 작가는 여기서 동일한 시간과 공간에서 겪는 공통된 경험이 투숙객들에게 어떻게 기억되는지를 기록한다. 그리고 각 개체들이 가지고 있는 타자화된 기억을 관음증적 시선이라는 부조리한 상황으로 포착함으로써 세계화 혹은 노마디즘으로 대표되는 현대사회의 이면에 감추어진 고독과 고립을 표현하고자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