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0×210cm
사진
2013
김준은 피부 깊숙이 각인된 시각적 이미지로서의 문신을 통해 눈에 보이지는 않지만 보다 강력한 힘으로 우리 내부에 각인되어 있는 비가시적 문신에 주목한다. 그가 주목하는 피부는 인체의 가장 겉 표면으로서 내부 기관을 보호하는 장막일 뿐 아니라 사회적 환경과 만나는 열린 지점으로서의 표면이다. 정당이나 재벌 기업의 로고, 붉은 악마나 해병대 같은 집단문화의 아이콘, 세련된 라이프 스타일을 상징하는 스타벅스, 아디다스, 구찌 등 일명 명품 심볼이 새겨진 피부는 고유의 기능이나 아름다움을 잃었으며 하나같이 머리가 없다. 〈bird land_lacoste〉(2013)는 자신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데 필수적인 얼굴이 사라진 사람들이 각종 사회적 아이콘들이 새겨진 표피를 통해 타자들로부터 평가받는 현실을 드러내 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