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변설치
설치
1993
〈어머니의 이야기〉(1993)는 자신의 어머니는 물론, 어머니가 된 작가 스스로를 포함한 모든 한국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다. 좌측에는 붉은 공단 천에 뾰족한 쇠 가시들이 박힌 의자가 위태롭게 서있는데, 이는 전통적으로 여성적 공간으로 유일하게 허락된 부엌에서조차 불편한 마음으로 살아가는 여성의 내면을 시각화하는 은유적 오브제이다. 의자 오른편에 반 쯤 사라져가는 형상으로 서 있는 여인의 모습은 나무의 결을 그대로 살려 표현하는 윤석남 특유의 나무 작업으로, 강인한 어머니의 이미지와 함께 모성이라는 이름 아래 끝없이 소진되어가는 한 여성의 모습을 동시에 담아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