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변설치
설치
2014
〈노바디〉(2014)는 뉴욕과 서울 근교에서 모은 200여 개의 빈 액자틀을 이용해 존재와 비존재, 물질과 비물질, 공간과 형식이라는 이분법적이면서도 서로 연결되어 있는 매우 동양적이며 철학적인 문제들을 제시하고 있는 작품이다. 하나하나의 액자틀은 그 자체가 하나의 의미이지만 철저히 비어있는 틀로서 제시함으로써 있음과 없음의 의미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작업의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특히 사람들이 빈 액자들 사이로 서로를 프레이밍하는 과정을 체험하게 함으로써 연극적이고 적극적인 상호작용을 이끌어내면서도 동시에 끊임없이 비어있는 것 그 자체를 명징하게 인식하게 만드는 명상적인 작품이다. 뉴욕을 기반으로 국제적으로 활동하는 조숙진은 서양의 양식과 한국적인 정신이 조화를 이루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