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47×121cm, 40×49×121cm, 36×48×123cm
조각
2014
〈쉼 Rest〉(2014)은 잘려서 방치된 나무 등걸을 시멘트 캐스팅한 작품이다. 이 작품은 가족인 십여 마리의 개들과 함께 숲으로 산책을 나가는 작가의 오랜 일상 속에서 체감한 자연의 경이로움에서 비롯된 것으로, 오랜 세월 동안 같은 숲을 바라보며 축적된 그 ‘숲’에 대한 온전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다. 작가는 극심한 병충해로 잘려나간 숲속의 나무를 바라보며 긴 세월 동안 온갖 풍상을 견뎌내 온 숲의 생멸과정에 경이로움을 느끼고, 이 나무들 또한 험난했던 우리의 지난 시대를 함께 했음을 공감한다. 오래 시간에 걸쳐 켜켜이 쌓인 나이테와 나뭇결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는 버려진 나무는 작가에 의해 ‘쉼’의 시간을 부여받고, 그 안에 담긴 삶에 대한 공명을 불러일으킨다. 오랜 세월 지켜봐온 숲 안에 자기 자신 또한 내려놓은 채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오롯이 받아들이는 작가의 태도는 바라보는 대상과의 완전한 동화를 이루어내며 숭고의 미를 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