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는 <드라마 읽어주는 TV> 시리즈의 하나다. 임선희는 공감, 감성, 감정이입 등을 가장하여 우리를 길들이는 텔레비전 드라마의 대사와 장면 등을 차용해 지금의 시대상과 여성상을 다룬다. 이 작품에서는 TV화면에 “우리 태원이에 걸맞는 상대라고 생각하니?”, “니가 자격이 있다고 생각하니?”와 같은 드라마 대사가 글로 흘러나온다. 이 대사는 한국 드라마에서 흔히 사용되는 진부한 표현들이다. 작가는 부잣집 사모님이 아들의 가난한 연인에게 신분의 격차를 운운하며 헤어지기를 종용하는 통속적인 드라마 대사를 시각화하여 미디어가 생산하는 여성의 이미지를 비판적으로 드러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