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130×64cm
조각
2007
<무제>(2007)는 제목에서 작품에 대한 한용진의 철학을 읽을 수 있다. 작가는 작품이 그 자체로서 살아남기를 바라는 마음에 흔히 작품에 제목을 붙이지 않는다고 한다. 제목은 작품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인데, 그러한 의미는 관념이 만들어 낸 허상이기에 보는 이의 자유로운 사고를 방해하고 결국 작품을 좁은 의미 안에 가두게 된다는 것이다. 화강석으로 만든 이 작품은 매우 추상적인 형태로, 하단부의 마치 다듬잇돌처럼 넓적한 푸른빛의 돌이 기반이 되고, 그 위에 자연스럽게 마모되어 깨져버린 것 같은 붉은 빛의 작은 돌이 올라가 있다. 작가는 두 돌을 크기와 색, 모양까지 대비시켜 조형적 재미를 주고자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