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5.5×156cm
사진
2010
<3-403>(2010)은 <수성십경(水聲十景)> 시리즈 중 한 작품으로, 겸재 정선이 인왕산 아래 수성동의 산수를 화폭에 담은 <수성동도(水聲洞圖)>에서 제목을 착안하였다. 그러나 장민승은 유려한 자연의 경치가 아니라 철거 직전의 빈 아파트 내부에서 바라보는 관점에 주목하여, 인왕산 계곡 인근에 아파트 9개 동 91세대 중 10세대를 선별하고 10가지 풍경(十景)을 촬영하였다. 옛 지명 수성동에서 현재 옥인동으로 바뀐 이 지역의 옥인시민아파트는 자연공원으로 조성하기 위해 2009년부터 철거가 진행 중이었는데, 삶의 흔적이 사라진 텅 빈 주거공간에는 인위적인 자연의 양식을 재현하려 했던 내부 벽지와 내장재들이 미처 제거되지 못한 채 남아 있다. 창문 너머로는 실제 인왕산의 모습과 중첩되면서 지나간 세월의 흔적과 빈 공간이 자아내는 쓸쓸한 정경이 외부 환경과 조화를 이루며 섬세하게 구성된 회화적인 풍경을 보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