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70×50cm
조각
2015
<무제>(2012)에 등장하는 인물은 번뇌하는 형상을 통해서 개인의 불안과 피로의 감정을 전달한다. 장소를 특정할 수 없는 공간에 놓인 흰색의 두 인물은 한 명이 다른 한 명을 뒤에서 끌어안은 채 버티고 있는데, 여기에서 기대어 있는 인물과 받치고 있는 인물은 동일인으로 보이는 외형을 하고 있다. 백승현은 채색되지 않은 하얀 인물상을 통해서 개인의 경험을 보는 이의 경험으로 확장시키고자 한다. 따라서 끌어안은 사람은 작가 자신이나 관람자, 혹은 제3의 인물이 될 수 있고, 힘든 일상에 지친 현대인을 상징하기도 한다. <무제> 시리즈는 거대한 집단에 속한 미약한 개인이 처하는 다양한 상황들을 표현하며 현대사회의 부조리나 공허감을 드러내는 동시에 개인의 욕망이 충돌하는 지점과 좌절 등의 다채로운 감정들을 전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