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41cm(×10개)
한국화
2016
<문자도 비(秘), 선(仙), 묘(妙), 신(神), 귀(鬼) 환(幻), 마(魔), 영(靈), 괴(怪), 기(奇)>(2016)는 조선시대 팔자도가 지닌 가치와 조형원리는 유지하면서도 그 의미는 반대인 작품이다. 그녀는 유교에서 금지하거나 멀리하는 사상과 연관된 열개의 글자를 가려 뽑아 팔자도 본래의 기능을 뒤집었다. 이 글자들은 동아시아 환상서사에 빈번하게 출현하는 것들이기도 하며, 글자의 합용에 의해 신비, 신기, 신묘, 괴기, 기괴, 기묘, 현묘, 신령, 귀신, 마환, 환기, 마귀 등 판타지 세계의 다양한 형용사 및 명사로 변용할 수 있다. 글자에 그려 넣은 그림 또한 삼강오륜의 행실을 알려주는 도덕적인 고사가 아니라, 동아시아 신화 전설에 등장하는 신비롭고 기이한 이야기들을 모티프로 한다. 주류 미술사에서 벗어나 있는 민화, 부적화, 무속화 등에 나타난 전통 도상과 함께 글자의 의미와 이미지가 새롭게 연결되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