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은 김수현이 미국 유학길에 오르기 직전인 2012년에 찍은 것으로, 당시 그는 한국의 도시와 지방 이곳저곳을 돌아다니며 평범하면서도 예사롭지 않은 장면들을 남겼다. 이 시기 그가 렌즈로 거두어들인 다양한 피사체들은 중산층의 거실 액자에서부터 쇠락한 농가의 담벼락까지 그야말로 다채롭다. 그간 한국 사회는 경제 성장과 발전을 최우선시하는 과정에서 사람들은 소외되고 분리되었다. 김수현은 그 가운데서 발생하는 다소 어색하고 기이한 장면들을 사진으로 담아냈다. 경기도 양평에서 발견한 거대한 부처님 석상도 그중 하나다. 부처님이 있어야 할 곳은 저기가 아닌 것 같으면서도 바로 거기이다. 이미 세월의 흔적이 묻어 자연스러운 부처님의 모습이 이를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