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2×130cm
회화
1994
<시간의 초점>(1994)은 김윤기가 작가로서 명성을 얻은 초기 시절 작품으로, 사진과 같은 사실적 묘사가 두드러진다. 작가는 사진 속의 장면을 그림으로 다시 그려냄으로써 ‘재현의 재현’이라는 동시대 미술의 방식을 활용했다. 화면 속에는 손을 꼭 맞잡은 채 정면을 향해 서 있는 두 아이와 그 뒤에서 고개를 돌려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는 한 남성이라는 세 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마치 흑백사진 속의 한 장면처럼 보이지만 남성의 얼굴만 사각 뷰파인더에 잡힌 모양대로 컬러를 살려 생생하게 묘사했다. 자세히 보면 그림 속 인물들 간의 거리와 비례도 묘하게 어긋남을 알 수 있다. 이와 같은 의외의 요소들이 김윤기의 섬세하고 감각적인 필치와 대조를 이루며 보는 이의 눈길을 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