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120cm
회화
1985
〈국토?대산에서〉(1985)가 제작된 해는 제12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던 해로, 정부양곡이라는 상표와 벼의 문양이 있는 양곡부대 위에는 당시 농촌 마을 담벼락에 붙어있었을 선거포스터가 보인다. 1980년대 중반은 농?축산물의 가격파동, 수입농산물 반대, 무분별한 국토개발사업에 대한 저항 등이 있던 시기로, 이는 당시 농촌이 산업화와 개발논리 등에 의해 식민화되고 상품화되고 있었음을 말해준다. 화면에 보이는 미제 방독면을 쓴 농민의 모습은 황폐해져가는 그들의 터전을 암시하는 동시에 그 배후에는 자본주의, 즉 미국이 있음을 지적한다. 그 결과 선거포스터에 보이는 “안정, 도약 그리고 번영”이라는 공약은 공허한 메아리처럼 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