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7×100cm
회화
2010
<파피야의 어항>(2010)은 이제가 다른 예술가들과 함께 ‘마석가구단지’에 머물며 한국 사회와 이주노동자들의 삶을 주제로 한 프로젝트에 참여했을 당시의 기억과 관련된 작품이다. ‘파피야’는 작가가 3년 동안 마석을 오가며 만난 외국인 이주노동자 여성의 이름으로, 이 작품은 그녀의 집에 놓여 있던 어항을 훗날 떠올리며 그린 것이다. 당시 만난 이주노동자들과 그들의 삶은 작가에게 거리감과 친밀감을 동시에 느끼게 했다. 예술가이자 행동가로서, 혹은 그 중간자로서의 위치는 혼란스러움과 모호함이라는 복합적인 감정을 불러일으켰고, 이 작품은 그때의 경험이 담겨 있다. 작가는 어항 속의 금붕어들과 수초, 화병과 돌멩이, 소라 껍데기 등을 몇 번의 붓질로 간략히 묘사하고 전체적으로 뿌옇게 처리함으로써 가까이 다가갈 수 없는 대상을 시각화했다. 이를 통해 화면 전체는 은유적이고 비밀스러운 분위기를 전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