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16.7cm
회화
2016
<입들의 소풍, 홍제천, 서울>(2016)은 2017년의 개인전 《손목을 반 바퀴》에 포함되었던 작품으로, 이 전시에서 작가는 작품을 통해 보다 직접적으로 개입하고 발언하고자 했던 기존의 태도와는 다소 다른 양상을 보여주었다. 그는 현실 이슈에 집중하기보다 ‘토기’, ‘여자’, ‘몸’, ‘주변과의 관계’와 같은 단어를 떠올리며 이를 그림으로 표현하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추상적이고 개념적인 요소들이 많아졌다. 화면에는 어두운 배경 아래 맨 허벅지의 일부가 불쑥 튀어나와 있고, 작가가 직접 제작했다는 ‘한숨 모양의 토기’, ‘내장을 닮은 토기’와 같은 기능과 전혀 상관없는 오브제들이 등장한다. 여기에 달빛을 연상시키는 흰색 칠이 도드라진다. 이에 대해 작가는 ‘언어로 표현될 수 없는 여성들의 이야기’라고 밝힌 바 있다. 결코 실재하지 않는 이 풍경은 현실과 감정 또는 구상과 추상 사이를 오가는 그의 실험적 태도를 드러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