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133.5cm
사진
2000(2007 프린트)
이 작품은 정인숙이 전국의 산하를 돌아다니며 흑백 필름으로 찍은 <풍경> 시리즈의 하나이다. 그가 사진 속에 담아낸 산과 들, 나무는 단순한 사진적 재현이 아닌, 카메라의 기계적인 특성과 흑백 필름의 화학적 특성, 그리고 이를 다루는 사진가의 기술적 능란함이 조화를 이룬 최상의 결과물이다. 그러나 여기에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은 대상을 포착해 셔터를 누르는 결정적 순간이다. 작가는 수도 없이 보고, 수도 없이 찍어야만 결정적으로 셔터를 눌러야 하는 그 순간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찰나의 순간을 포착하는 것이 아니라 보고 찍고를 반복하는 가운데 최선의 선택이 있다는 것이다. 그렇게 찍은 사진이야말로 비로소 골격과 속살을 드러낸, 산다운 느낌이 물씬 나는 겨울 산과 역사와 시간과 정서를 품은 조선의 소나무가 담긴 작품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