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24.5×8cm
조각
2004
<최민 형 회갑기념>(2004)은 주재환이 최민과의 오랜 인연을 바탕으로 60세 생일을 맞은 최민을 위해 제작해 선물한 작품이다. 작가는 자신의 작업을 ‘천 원짜리 미술’이라고 불렀는데, 이 작품을 보면 쉽게 이해된다. 파란색 쓰레받기 위에 소시지 보트를 탄 종이 인형이 빵 끈으로 된 노를 젓고 있고, 그 위로 은색 껌 종이로 오린 구름이 날아갈 듯 위태롭게 붙어 있다. 쓰레받기의 선명한 파란색은 바다이자 하늘을 이루고 있다. 소시지와 종이 인형이 놓인 쓰레받기 위에는 생활의 먼지가 그대로 쌓여 있어 그야말로 ‘일상의 예술화’를 목격하게 된다. 삶은 인생의 파도를 헤쳐 나가는 과정이고, 그 가운데 먼지바람 뒤집어쓰는 정도는 각오해야 한다. 그렇게 계속해서 나아가는 중이지만 실상 그 세계는 별것 아닐 수도 있다. 현실의 비루함과 어처구니없음을 주재환 특유의 껄렁하고 초연한 태도로 풍자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