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5×50.5cm
회화
1992
<분홍-연인 6>(1992)은 최민화의 대표작으로 언급되는 《분홍》(1989-99) 시리즈의 일환으로, 작가는 1992년 자하문미술관 전시에서 브로마이드를 이용한 새로운 방식의 작품들을 선보였다. 이는 대중적이고 통속적인 브로마이드 위에 다양한 방식으로 물감을 덧칠하여 변형시킨 작업이다. 작가에게 분홍은 청춘의 분노와 허탈, 반항과 비애, 아름다움과 슬픔을 대변하며, 때로는 화면에 스며들기도 하고 색 막으로 덮이기도 하면서 형식과 재료 사이의 충돌을 통해 발색된다. 이 작품에서 언뜻 낭만적이고 퇴폐적이기까지 한 브로마이드 속 젊은 연인의 이미지는 거친 붓질로 더해진 분홍과 만나 심미적이고 보편적인 사회?정치적 의미로 전환된다. 작가는 이처럼 지난 시대, 낭만적 열정으로 현실의 삶에 저항한 젊은이들의 내면을 보듬으며 그가 천착한 분홍의 미학을 통해 그 의미를 설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