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경찰 / 황세준

 규격   52×45cm

 장르   회화

 제작년도  
2004

 해설
<가을경찰>(2004)은 작가가 최민에게 선물한 작품으로, 2006년경 후배들을 위해 최민에게 의뢰했던 ‘영상과 미술’ 강좌에 대한 답례였다. 그려진 장면은 작가가 우연히 목격한 대학로의 시위 현장에 나와 있었던 경찰의 모습이다. 그는 도로 한가운데 서서 등을 돌린 채 한 쪽을 주시하고 있는데, 시위대의 모습은 화면에 드러나지 않는다. 민주화운동이 한창이었던 1980년대와 비교했을 때 ‘시위’하면 떠오르는 일촉즉발의 순간이라든지 팽팽한 긴장감이 감도는 분위기를 묘사한 것과는 거리가 멀다. 작가는 이러한 시대적 변화와 흐름을 화면 중앙에서 약간 비켜나 여유롭게 서 있는 경찰의 뒷모습과 한산한 도로변의 장면에 담아냈다. 제목에서 ‘경찰’을 수식하는 단어 ‘가을’은 실제 가을에 벌어진 시위였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가을’이라는 계절이 주는 스산함과 쓸쓸함의 의미를 포함하기도 한다. 또는 ‘가을 전어’처럼 ‘경찰’이라는 단어에 전혀 어울리지 않을 듯하지만 자연스럽게 조합함으로써 호기심과 사소한 재미를 동시에 불러일으키는 효과를 지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