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5×48
드로잉&판화
1985
<샛빨간 라디오>(1985)는 원작 포토콜라주를 스튜디오에서 포지티브 필름으로 촬영한 뒤에 옵셋 프린트한 리프로덕션 원본이다. 작품 속 고릴라는 헤드폰을 착용하고 빨간 라디오를 들으며 첩첩이 쌓인 햄버거를 품 가득히 끌어안고 있다. 반면에 기아로 허덕이는 에티오피아 난민들은 고릴라를 향하여 팔을 내밀고 있으며, 피골이 상접한 소년은 선채로 고릴라의 햄버거를 바라본다. 고릴라는 기아에 시달리는 민중에게 무관심한 1980년대 중반 정치, 경제권력자들을 상징하며 빨간 라디오는 라디오에서 나오는 방송이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 당시 군사독재정권의 시녀로 전락한 언론을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