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72
드로잉&판화
1985
<세기말 서울야경>(1985)은 원작 포토콜라주를 스튜디오에서 포지티브 필름으로 촬영한 뒤에 옵셋 프린트한 리프로덕션 원본이다. 백화점의 귀금속 악세사리 카탈로그에서 오려낸 목걸이 이미지들을 거꾸로 배치해 공동묘지를 형상화했다. 비단 서울 뿐 아니라 주거 밀집 도회지 어디에서나 으레 보게 되는 풍경이다. 수많은 십자가의 형상은 교회가 비정상적으로 많은 우리의 도시 풍경을 꼬집고 있지만 작가는 단순히 교회가 많다는 사실 그 자체를 비판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십자가는 금은보석으로 만들어져 있는 돈의 십자가로서, 교회가 약한 자와 민중의 편에 서 있는 것이 아니라 돈 있는 자의 편에 서서 세속적인 권력을 추구하고 있다는 비판적 메시지를 담고 있다. 교회는 우리 사회에서 또 다른 지배집단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