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3×52.1
드로잉&판화
1987
<새벽이 다하면 어둠이 오는 법>(1989)은 원작 포토콜라주를 스튜디오에서 포지티브 필름으로 촬영한 뒤에 옵셋 프린트한 리프로덕션 원본이다. 작품에서 전두환은 승복을 입고 불경을 펴놓은 채로 품안에 노태우 전 대통령을 안고 있다. 1987년 6월 항쟁을 시작으로 전국 각지에서 민주화 투쟁이 거세게 일었고, 이 결과로 당시 노태우 민주정의당(약칭 민정당) 대표위원이 직선제 개헌과 민주헌법 제정 등 국민의 민주화 요구를 수용한 시국 수습 방안을 발표하게 되었다. 이후 전두환은 1988년 노태우에게 제 6공화국에 정권을 이양하고 백담사에 은둔하였다. 민주화항쟁이 불러온 혁신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차기 대통령으로 노태우가 당선되면서 1980년대 민주화 세력이 그토록 열망하였던 문민정부로의 이향, 즉 ‘아침’은 쉽게 오지 않았다. 노태우 보다 더욱 크게 부각된 전두환의 모습을 통하여 작가는 1980년대 말 군부독재 세력이 종식되지 못하고 다시금 ‘어둠’으로 향하는 한국 사회의 단면을 표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