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8.9×44.8
드로잉&판화
1989
<자본은 길을 만들고>(1989)는 원작 포토콜라주를 스튜디오에서 포지티브 필름으로 촬영한 뒤에 옵셋 프린트한 리프로덕션 원본이다. 1988년 ‘수도권 5개 도시 개발’ 발표 이후 일산 개발 현장의 모습을 원주민의 시각에서 바라본 작품이다. 각종 위성도시사업은 5, 6 공화국의 대표적인 중산층 확산 사업이었다. 강제 철거로 인해 터전을 빼앗긴 채 떠도는 이주민의 발생과 충돌은 한국 현대사의 중요한 사회적 갈등의 씨앗이 되었다. 이미 개발이 시작되어 주변이 다 파헤쳐진 농지 사이를 가로질러 아스팔트 도로가 나있고, 그 위로 수익성을 살피기 위하여 방문한 외지인들의 차량 행렬이 줄지어 서 있다. 자본주의가 만든 ‘길’과 ‘차량의 행렬’은 이후 파괴되고 사라질 농토와 농촌의 미래를 암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