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52
드로잉&판화
1992
<곤충채집-몬드리앙식 구성>(1992)에는 기하 추상회화의 선구자이며 ‘데 스틸(De Stil)’ 운동을 주도한 피에트 몬드리안(Piet Mondrian)의 작품 사이로 자본주의 사회의 선정적인 광고가 배치되어 있다. 1990년대 이후 신용 카드 사용의 급증과 함께 이를 이용해 높은 이자로 돈을 빌려주는 사(私)금융이 성행했다. 서민을 유혹하는 사금융의 전단지 광고는 무계획적인 소비문화를 조장하는 자본주의의 어두운 그늘에 해당한다. 여인들의 선정적인 사진을 넣은 술집광고는 향락과 퇴폐로 치닫는 사회의 일면을 나타내며, 이는 마치 몬드리안 추상화의 격자무늬 속에 갇혀 출구를 찾지 못한 상태의 사회임을 암시하는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