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122
한국화
1970
<나들이>(1970)는 풍속도와 실경산수화가 합쳐진 작품이다. 화면 중앙 인물 군상에는 시중을 드는 시종 아이와 늙은 노인에서부터 어린 아이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양반가 여인들이 한복을 입고 나들이 하는 모습이 보인다. 매우 사실적인 이 그림은 여성이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전통적인 산수화와 차이가 있다. 작가가 청록산수에 대한 실험적 모색을 시도하던 시기의 작품으로 1968년 부부가 함께 한 전시와 뉴욕 체류 경험을 계기로 한국현대화단의 과제를 인식한 결과를 보여준다. 김기창은 이후 풍속도와 실경산수를 보다 유머러스하게 풀어낸 ‘바보산수’로 나아간다. <나들이>는 이 ‘바보화풍’의 전조격인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