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238
회화
1986
<세상 굿>(1986)은 단절된 세상을 극복하고 상생의 공동체를 꿈꾸며 사실적 묘사를 통해 시대를 표현하고자 했던 여운의 예술실천이 잘 드러나는 작품이다. 탈을 연상시키는 빼곡한 배경의 화면의 한가운데에서 용이 굿을 하고 있다. 용의 입에는 영정사진을 비롯하여, 똑같이 생긴 공산품이 줄줄이 들어가고 있으며, 그 주변으로 액을 물리치는 기운이 뿜어져 나오고 있다. 여운의 <세상 굿> 연작은 작가가 민중미술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던 시기에 등장하였다. 이 작품이 출품된 1989년 전시를 본 소설가 송기원은 “이전 작품들에서 보이던 부조화에서 벗어나 사람 냄새나는 작품으로 전환되었다”고 회상한 바 있다. 전통 민화와 유사한 독특한 색깔과 호흡으로 보편적인 공감을 이끌어내고자 하는 그의 노력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