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은 <지각과 기억> 시리즈 중 한 작품으로, 붓질 흔적이 보이는 단색조의 평면적인 배경 위 채색된 도트가 마치 빈 공간을 유동하는 것처럼 그려져 있다. 보랏빛의 화면을 떠도는 원형질의 형상은 ‘순수한 원소’(미술평론가, 오광수) 혹은 ‘신비한 생명체’(미술평론가, 유재길)처럼 보인다. 이와 같은 이미지의 절제된 표현과 화면의 정제된 구성으로 비현실적이고 무한한 공간 안에 생명의 본질로서 유기체의 형상들이 어우러지면서, 눈에 보이지 않는 생명의 에너지가 충만한 신비로운 공간을 열어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