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2×194
회화
1981
<그림자 81 - 3>(1981)은 창호지에 비친 나무 그림자를 흑연으로 그린 것으로 곽남신의 <그림자> 시리즈에 속하는 초기 작품이다. <그림자> 시리즈가 시작된 시기는 1950년대 후반 이후로, 형상이 없는 추상화가 미술권력이 되면서 평면성이라는 개념이 모든 미술에서 억압적인 요소로 작동하던 때이다. <그림자> 시리즈는 종이 위의 그림자라는 점에서 추상화단이 주장한 평면성을 형식적으로는 충족하고 있지만, 창호에 비친 나무 그림자를 구체적으로 재현하고 있기 때문에 추상이 아닌 구상이기도 하다. 이로써 <그림자> 시리즈는 추상과 구상의 견고한 경계선을 무의미하게 만든다. 뿐만 아니라 허무, 허상 등의 개념으로 그림자가 내포한 이미지를 환기시키면서 당시 추상화단이 금기했던 정서적 표현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