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17cm
회화
1962
〈전설〉(1962)은 최영림이 본격적으로 민담이나 설화를 소재로 하기 이전의 과도기적 작품이지만, ‘전설’이라는 제목으로 다음에 이어질 작품세계를 예고하고 있다. 이 시기의 작품은 ‘흑색 시대’의 어두운 추상에서 벗어나, 흙과 모래로 황토색의 화면을 표현하면서 점차 구상성이 나타나기 시작하는 것이 특징이다. 작가는 밑그림을 그리지 않는 것으로 유명했는데, 먼저 화면을 흙벽처럼 만들어 둔 뒤 떠오르는 상(象)을 유화물감으로 그려 넣는 방식으로 작품을 제작하였다. 이 작품은 화면 중앙에 여인의 형상이 어둠 속에서 드러난 듯 색면으로 처리되어 있어 토속적이면서도 몽환적인 서정성이 돋보이는 조형을 보여주고 있다.